잡학상식 / / 2023. 2. 18.

피자 먹을때 뿌리는 파마산 치즈는 가짜다

파마산치즈가 뿌려진 피자

 

피자집과 파스타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마산 치즈의 유래와 이탈리아의 최고급 치즈인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파마산 치즈의 유래

 

흔히 파마산 치즈 이름에 대해서 파마에서 생산된 치즈라는 뜻의 파마산 치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파마산 치즈의 이름은 '파마'산 치즈가 아니라, 이탈리아의 치즈 이름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Parmigiano-Reggiano의 미국식 표기인 파마산 Parmesan에서 왔다. 참고로 프랑스어로는 파르메장이라고 부른다. 1996년부터 유럽연합에서는 이탈리아의 일부지역에서 생산된 파르미지아노 치즈만 정식으로 인정하고 있고 영어식 표기인 파마산 치즈라는 명칭 또한 쓸 수 없다. 하지만 미국에서만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라는 이름만 법적인 보호를 받는다. 때문에 미국에서 판매되는 녹색병에 담긴 파마산 치즈의 대부분은 파르미지아노 치즈와는 상관없는 가공치즈가 대부분이다. 명칭에 대한 법적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이 가공치즈 시장은 엄청나게 커진 상황이다.

 

이탈리아의 대표 치즈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라는 이름은 파르마와 레지오 에밀리아 지방의 치즈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파르마와 모데나, 레지오 에밀리아, 그리고 볼로냐의 일부 지역과 롬바르디아 만토바 포 강의 남쪽에서 생산된  치즈에만 이 이름을 붙일 수가 있다.  최초의 파르미지아노는 중세시대 때 만들어졌는데, 베네딕트 수도회와 시토 수도회의 수도승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치즈판매에 대한 첫 번째 기록은 12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1254년 제노바에서 작성된 공증 증서다. 파르미지아노는 14세기에 이르러 피에몬테, 로마냐, 투스카니 지역까지 퍼지고 지중해의 항구까지 도달했다. 파르미지아노는 상당한 고가의 치즈로 알려져 있으며 30kg에 120만 원을 호가한다. 이렇게 비싼 데에는 이유가 있는데 다른 첨가제 없이 우유와 소금, 우유를 응고시키는 효소만 들어가는 데다 이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가 전 세계에 단 3천 마리만 존재하는 바체 로제라는 품종이기 때문이다. 소의 품종뿐만 아니라 소의 먹이 또한 중요한 요소인데 먹이 중 절반이 건초여야 하며 그 건초 중 75퍼센트는 치즈의 생산 지역에서 자란 것으로 제한되어 있다. 이런 온갖 노력과 규제들의 결실로 많은 영양학자와 요리사, 이탈리아인들은 이 치즈를 완벽에 가까운 식품이라고 부른다. 파르지아노의 맛은 달콤하면서 짜고, 넛트의 향도 나지만 풀의 향도 난다. 숙성기간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른데 2년을 숙성한 치즈는 생과일의 향이 나고 날카로운 단맛이 난다. 3년을 숙성한 치즈는 육두구와 말린 포도를 떠올리는 향이 나며 좀 더 감칠맛이 나고 손에서 잘 부스러진다

 

미국산 가짜치즈

 

미국 등의 나라에서 팔리고 있는 가짜치즈 시장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크다. 아마 수십억 달러의 시장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진짜 파마산 치즈 시장규모와 맞먹을 정도다. 미국업체들이 파마산의 상품명을 마음대로 가져다가 가공치즈를 만드는 것도 문제지만, 사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이 치즈의 대부분은 치즈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의 모조치즈인 경우가 많다. 블룸버그 뉴스에서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어떤 파마산 치즈에는 나무 펄프가 9퍼센트나 들어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가짜 치즈도 많은데 옥수수 전분이나 카제인(프림)과 팜유로 만든 합성 치즈에 파마산의 향을 내는 첨가물만 넣어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런 가짜치즈를 많이 뿌려먹으면 몸에 안 좋을 것은 분명한 일이다. 1934년에 설립된 이탈리아 노동조합인 Parmigiano Reggiano Consortium은 2022년에 2분기에 가짜 파르미지아노 치즈의 유통을 막기 위해 카제인 치즈마크를 전문으로 만드는 네덜란드 회사와 협업해 약 100,000개의 파르미지아노 치즈 포장지에 스마트 라벨을 부착했다.

 

약대신 먹는 치즈

 

이탈리아에서는 이 치즈가 너무 유명하고 많이 먹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약대신 먹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부모는 치아가 나기 시작한 아이에게 파르미지아노 치즈를 주었다. 현재까지도 이탈리아에서는 노인과 환자에게 파르지미아노를 약대신 먹인다. 치즈의 함유된 박테리아가 치즈의 유당을 먹어치우기 때문에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고기의 단백질 성분을 아미노산으로 바꾸려면 소고기의 경우 4시간이 걸리는데 이 치즈를 먹으면 45분이면 바꿀 수 있다고 한다. 파르미지아노의 건강적 효능이 얼마나 탁월했는지 프랑스의 극작가인 몰리에르는 죽기 직전까지도 이 치즈를 먹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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