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상식 / / 2023. 2. 22.

말을 탄 여인은 왜 초콜릿을 파는가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초콜릿 - 고디바는 아니다

 

선물용 초콜릿의 대표브랜드 고디바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 로고에 얽힌 이야기도 들여다봅니다.

 

고디바의 역사

벨기에의 노이하우스, 미국의 기라델리와 함께 세계 3대 초콜릿 기업으로 꼽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1946년 브뤼셀에 세워진 고디바 GODIVA사다. 최고급 시장을 겨냥해서 고급스러운 초콜릿을 만드는 회사인 고디바는 1926년 초콜릿을 만들던 조셉 드랍스가 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의 그랑플라스 광장 한편에 초콜릿 상점을 열면서 시작되었다. 최초의 상점은 그의 자택 지하실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름은 쇼콜라티에 드랍스(Chocolatier Draps)였다. 당시 조셉의 아버지였던 피에르 드랍스 시니어는 쇼콜라티에로 명성을 얻고 있었다. 아마도 그런 피에르의 명성과 실력이 초창기 가게를 운영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고디바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1937년 그의 아버지 피에르 드랍스 시니어의 사망 후 네 명의 자녀들이 각각의 분야를 맡아 사업을 계속해나갔는데 경영을 담당했던 조셉은 새로운 가게를 내기로 하고 가게의 이름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1956년 조셉의 부인 가브리엘 드랍스가 고디바라는 이름을 제안한다. 고디바라는 이름은 11세기 영국 코벤트리 지방을 다스리던 영주의 아내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조셉은 고디바라는 명칭뿐만 아니라 고디바 부인을 형상화한 로고까지 만든다. 그리하여 쇼콜라티에 드랍스라는 원래의 이름을 교체하고, 최초로 고디바 초콜릿이라는 가게를 열었다. 이것이 고디바 초콜릿 브랜드의 시작이었다. 고디바는 이후 1966년 캠벨수프사에 인수되어 본격적으로 북미와 유럽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1972년 고디바는 첫 북미 매장을 뉴욕의 5번가에 열었다. 5번가는 명품과 백화점이 즐비한 곳으로 까르띠에나 티파니 등의 매장 사이에 위치하며 고급 초콜릿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높였다. 같은 해 일본에서도 일본 최초의 매장이 도쿄의 미츠코시 백화점에 입점했다. 고디바는 그 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며 미국에서만 56개의 매장을 운영했고 1988년 약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현재에 이르러 전 세계 700여 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약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이 되었다.

말을 탄 여인

고디바의 이름의 원래 주인인 영주의 부인이다. 고디바의 로고 글씨 위에 그려진 말을 탄 여인으로 그려지며 이야기는 104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코벤트리 지방을 다스리던 영주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레오프릭이었다. 그는 지역의 통치와 지배를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자비 없이 세금을 걷기로 유명했는데 주민들은 늘 가난에 허덕이며 막대한 세금을 내느라 지쳐있었다. 고통받는 주민들을 가엾게 여겼던 백작부인 고디바는 남편에게 막대한 세금을 감면해 줄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남편은 그런 그녀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고 매일 영주에게 세금을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반복되는 부인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졌던 영주는 아내에게 말한다. 세금을 줄여주고 싶으면 당신이 발가벗은 채로 말을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돌면 그러겠노라고 한 것이다. 영주는 반쯤 농담으로 이야기한 것이었지만 고디바는 그 요구를 받아들인다.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해 수치심을 내려놓은 것이다. 결국 고디바는 나체로 말을 탄 채 동네를 돌았고, 주민들은 그녀의 희생에 감동해 절대로 훔쳐보지 않기로 했다. 모든 집의 커튼을 내렸고 밖을 쳐다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때 몰래 밖을 훔쳐본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재단사 톰이었다. 영국에서 피핑 톰(Peeping Tom)은 엿보기 좋아하는 사람이나 관음증을 뜻하는 말인데 그 유래는 여기서 나온 것이다. 고디바의 마음과 희생에 감동한 영주는 결국 세금을 낮춰주고 백성들은 그녀의 고운 마음씨를 오래도록 칭찬했다고 한다. 조셉과 그의 아내 가브리엘도 고디바 부인의 정신에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그들은 고디바의 대담함과 관용의 정신을 담아 초콜릿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자신들의 가게에 고디바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표브랜드

고디바는 기본적으로 초콜릿을 팔고, 코코아, 비스킷, 커피 등 초콜릿과 관련된 제품들을 생산하고 판매한다. 초콜릿의 종류로는 헤이즐럿과 아몬드를 베이스로 한 프랄린(Praliné), 정사가격형 모양으로 개별포장되어 있는 까레(Carré), 송로버섯 모양을 닮은 트뤼프(Truffe)와 가나슈, 캐러멜 초콜릿이 있다. 그리고 특별한 날에는 한정판으로 스페셜 컬렉션 상품도 판매한다. 많은 상품중에 중요한 두 가지 라인이 있다. 골드컬렉션은 고디바에서 가장 대표적인 컬렉션이다. 골드컬렉션에는 정통 초콜릿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까레를 비롯해 프랄린류의 쾨르 레, 부드러운 감촉이 특징인 레이디 누아르, 쌉쌀한 맛이 매력적인 무알뢰 캐러멜 프랑보아즈 등으로 구성된다. 고급스러운 금색으로 포장된 골드 컬렉션은 고디바의 제품 중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다. 그리고 초콜렉사가 있다. 초콜렉사는 음료인데 초콜릿(Chocolate)과 엘릭서(Elixir)의 합성어다. 엘릭서는 게임이나 소설 등에 많이 등장하며 신비한 치유력을 가진 물약으로 소개되고 있다. 마치 신이 마시는 초콜릿음료를 연상시키는 브랜드 네임이다. 이 음료는 2005년에 처음 출시되었고, 마시고 난 뒤에 느낌이 깔끔하고 개운한 것이 특징이다. 다크 초콜릿 데카당스, 다크 초콜릿 라즈베리, 밀크 초콜릿 데카당스, 핫 초콜렉사 등 총 4가지 맛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겨울에 마시는 핫 초콜렉사가 최고인 것 같다. 고디바의 대표 상품중에 가나슈라는 제품이 있는데 이 가나슈는 그 유래가 독특하다. 옛 프랑스어로 가나슈는 바보라는 뜻인데, 프랑스의 한 파티시에 수습생이 실수로 초콜릿 그릇에 우유를 쏟아버린 것이다. 그런데 그것으로 초콜릿을 만들어 보니 너무 맛이 좋았던 것이다. 가나슈는 그런 바보 같은 실수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맛은 전혀 실수가 아니다. 초콜릿과 크림, 우유가 조화를 이루는 가나슈를 입에 넣으면 그 순간 부드러움과 깊은 풍미가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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